[국제언론인클럽=이정아 기자] KT 차기 대표이사(CEO) 선출을 위한 운명의 날이 오는 16일로 다가왔다. 하지만 최종 키를 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 깊다.
최종 숏리스트에 오른 홍원표, 주형철, 박윤영 등 3인의 면면이 공개되면서, 특정 후보를 선택했을 때 발생할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KT 안팎에서는 이사회가 정치적 낙하산과 내부 카르텔이라는 두 가지 지뢰밭 사이에서, 가장 안전하고 명분 있는 제3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와 과거 사이... 갈 길 잃은 KT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현 정권 및 야권과의 네트워크가 강점이나,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정치권 줄 대기 인사는 절대 불가"라는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사회가 그를 선택할 경우 즉각적인 '정권 낙하산' 논란과 함께 노사 갈등이라는 불씨를 안게 된다.
반면, 박윤영 전 KT 사장은 '정통 KT맨'으로서 조직 안정에 유리하다는 평이지만, '그들만의 리그' 부활을 우려하는 시선이 부담이다. 특히 과거 재직 시절의 사법 리스크와 이권 카르텔 논란, 그리고 퇴임 후 협력사 임원 재직에 따른 이해충돌 이슈는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이사회가 짊어지기에 너무 무거운 짐이다.
이사회의 안전핀이 된 홍원표
이러한 진퇴양난 속에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는 이사회의 정치적·도덕적 부담을 덜어줄 유일한 '탈출구'로 급부상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SK쉴더스를 거친 전문 경영인으로, 특정 정당이나 KT 내부 파벌과 얽히지 않은 중립지대의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 입장에서 홍원표는 낙하산 시비도, 카르텔 논란도 피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선택지"라며 외부의 공격을 방어할 명분이 가장 확실한 후보라고 분석했다.
보안 위기가 만든 필연... "기술 리더십이 살길"
무엇보다 최근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의 연쇄 해킹 사태는 기술 통인 홍원표 후보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만들었다.
국가 기간통신망의 보안이 뚫리면 경영진이 전원 교체되는 초유의 리스크 속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ICT·보안 융합 전문가인 그를 선택하는 것은 주주들을 설득하기에도 가장 합리적인 명분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외부 출신에 따른 조직 장악력 우려는 그의 과거 행보로 불식되고 있다. SK쉴더스 재임 시절, 그는 전 직원에게 정기적으로 CEO 레터를 보내며 감성적인 스킨십 경영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그가 차가운 기술뿐만 아니라 따뜻한 소통으로 조직을 융화시킬 준비된 리더임을 방증한다.
결국 16일 이사회의 선택은 리스크 회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외풍도, 과거의 적폐도 아닌, 오직 실력으로 검증된 무결점 기술통 전문가를 선택하는 것이 위기의 KT를 구하고 이사회 스스로도 사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